아시아 태평양 , 미사일 및 우주

미국, 이란전 여파로 인한 심각한 무기 부족으로 대만군 대상 140억 달러 규모 무기 인도 중단

Military Watch Magazine 편집부

헝 차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대만군을 대상으로 한 140억 달러 규모의 방산 장비 인도가 일시 중단됐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는 안보상 결정적인 시기에 대만 전력에 가해지던 가뜩이나 심각한 무기 수급 차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차오 대행은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번 중단 조치가 39일간 치러진 미국 주도의 이란전 이후 바닥난 미군 탄약고를 보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 의회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인도를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국제사회에서 미승인 국가에 가까운 지위 탓에 미국 외에는 실질적인 무기 도입선이 없으며, 이 때문에 이번 인도 지연은 치명적인 안보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대미 독점 구조 덕분에 아무리 공급이 늦어지더라도 미국 방산 기업들이 대만 시장을 빼앗길 우려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화민국 군사 패트리어트 PAC-2 지대공 미사일 발사
중화민국 군사 패트리어트 PAC-2 지대공 미사일 발사

미-이란 간 군사 충돌로 발생한 핵심 무기 체계의 극심한 난맥상은 전 세계 주요 전역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미 정부는 앞서 무기 재고 소진을 이유로 방산 장비 인도가 연기될 수 있음을 유럽 내 나토(NATO) 동맹국들에 사전 통보했다. 이어 3월 말부터는 미 전쟁부가 당초 우크라이나의 대러 전선에 제공하려던 군사 물량을 미국 주도의 이란전 지원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워싱턴 포스트(WP) 등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확인되었다. 피트 헥세스 미 전쟁장관 역시 이란 타격으로 바닥난 미군 자체 탄약고를 보충하는 일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우선한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미국은 해외 무기 인도를 미루는 데 그치지 않고, 전략 요충지에 전진 배치했던 전력까지 차출했다. 한국에 있던 사드(THAAD)와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중동으로 빼낸 것이 대표적이다. 미군은 탄약 고갈뿐만 아니라, 대당 가격이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AN/TPY-2 레이더 같은 고가치 자산의 손실·파괴 문제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요르단의 사드 시스템에서 미군 AN/TPY-2 레이더가 이란군과의 교전에서 파괴되었다.
요르단의 사드 시스템에서 미군 AN/TPY-2 레이더가 이란군과의 교전에서 파괴되었다.

대만군을 대상으로 한 미국산 군사 장비의 미인도 적체액은 2025년 12월 이미 214억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그해 12월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F-16 블록 70 전투기, AGM-154C 활공폭탄, MK-48 중어뢰 등 당초 2025년 인도 예정이던 무기 체계들의 공급 지연을 공식 인정했다. 특히 82억 달러 규모의 F-16 66대 도입 사업이라는 단일 최대 계약마저 차출·지연되자, 조정태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2025년 말 "제조사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무기 도입이 직접적인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한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 제도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이 법적 대응의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대만뿐만 아니라 동일한 인도 차질을 겪고 있는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에도 공통의 난제가 되고 있다.

F-16D 블록 70 첫번째 생산 전투기
F-16D 블록 70 첫번째 생산 전투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4월 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군이 7주간에 걸친 이란 공격 과정에서 핵심 미사일 재고를 위험 수위까지 소모했으며, 이로 인해 치명적인 ‘단기 안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밀타격미사일(PrSM)을 비롯해 패트리어트, 사드(THAAD), SM-3·SM-6 요격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GBU-57 유도폭탄 등의 고갈이 극심했던 것으로 지목되었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공습 첫 열흘 동안에만 6,000곳이 넘는 이란 표적을 타격했으며, 이때 동원된 무기 대부분이 고가의 비가시거리(BVR)·원거리 정밀 타격 무기였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이란의 반격을 막아내기 위해 2,000발이 넘는 요격미사일을 쏟아부어야 했다. 그 결과 미 해군은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보유 재고(3,000~4,500발)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000발가량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소모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 해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이란에 발사
미 해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이란에 발사

톰 카라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국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미 국방부가 이란전 수행을 위한 재고가 충분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지속적인 대량 소모로 탄약고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일관되게 경고해왔다. 현재 바닥난 재고를 회복하는 데만 5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군과의 대치를 이어가는 이란에 강력한 협상 카드를 쥐여주고 있다. 휴전 상태라 할지라도 이란 주변에 대규모 전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천문학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릴 코들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5월 중순, 2026 회계연도 예산에 이란전 비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해군 사업의 대폭적인 단행·감축이 불가피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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