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헤이바르 대형 탄도미사일 발사
이란군 대변인 모하마드 아크라미야에 따르면 이란은 수십 년 동안 공개적으로 유지해 온 약 2,000km 사거리 제한을 넘어서는 탄도미사일 생산을 시작했다. 이번 발표는 이란이 공식적으로 밝혀온 미사일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뜻하며, 미국과의 장기화된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아크라미야는 “이란 당국은 미국과의 현재 분쟁 때문에 우리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쟁을 겪으면서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미 그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자들은 오랫동안 이 같은 사거리 제한이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정한 정책이라고 설명해 왔으며, 유럽 국가들은 이란 미사일의 표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종류도 다양한 탄도미사일 전력을 보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이란은 1980년대 중반 조선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처음 도입한 뒤 이를 면허생산했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조선의 화성-7을 도입해 중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내 표적이 사정권에 들어갔다.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과 기지, 저장시설, 생산시설이 지하 깊숙이 요새화돼 있어 이란의 미사일 개발을 크게 저지하지 못했다. 이처럼 방호가 강화된 시설들은 수십 년에 걸쳐 조선의 지원을 받아 건설됐다. 이란은 재래식 전력의 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성능이 뛰어난 탄도미사일과 드론 전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더 긴 사거리의 미사일을 개발하면 이란은 유럽 전역의 미군 시설까지 타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해상에서 활동하는 적대국 군함과 약 5,000km 떨어진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도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8월 말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이 더 격화될 경우 유럽 내 미군 시설 공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공격이 이뤄진다면 분쟁의 지리적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셈이다. 이란군은 현재도 동유럽 상당 지역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지만, 사거리가 더 긴 미사일을 확보하면 서유럽의 고가치 표적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곳곳의 미군 기지들이 사용 불능 상태에 빠졌으며, 여기에는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도 포함된다.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미국이 해외에서 운용하는 최대 규모의 군사시설이다.

유럽 내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은 특히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한 방공체계 공여와 중동 미군 시설 방어에 미국의 방공 전력이 우선 배치되면서 유럽 전역의 방공 전력이 심각하게 고갈됐기 때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 방공망의 약점을 더 효과적으로 파고들기 위해 미사일과 드론 운용 전술을 계속 발전시켜 왔으며, 이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신형 첨단 미사일도 투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무기는 파타-2다. 파타-2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한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3월 말 이스라엘 표적을 향해 발사된 이란 미사일의 80%가 명중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는 방공망이 훨씬 취약한 유럽의 표적들이 이란 미사일 공격에 크게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