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강화 표적에 명중한 것으로 주장된 이란 파타-2 탄도미사일 사진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이 한층 더 격화될 경우 유럽 내 미군 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소식통 2명은 불가리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미군 기지가 분쟁 확대에 대비한 비상계획에서 잠재적 공격 표적으로 검토됐다고 이 신문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분쟁의 지리적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으며, 유럽 전역의 미군이 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유럽 내 기지에 대한 공격은 특히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한 방공체계 공여와 중동 내 시설 방어를 위한 미국 방공무기 재고의 우선 배치로 유럽 전역의 방공능력이 크게 소진됐기 때문이다.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포함한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들이 사용 불능 상태에 빠졌다.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미국의 최대 해외 군사시설이다. 이로 인해 미국은 남아 있는 방공전력이 특히 밀집된 이스라엘과, 이란이 정치적 이유로 아직 공격하지 않은 동유럽 및 튀르키예에 작전을 크게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 전역에 구축된 광범위한 군사기지망에 의존하고 있다. 이 기지들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전역의 작전을 지원하며 비행장과 군수 거점, 정보 능력, 공중급유 기반시설을 제공한다. 따라서 이란이 이들 기지를 공격할 경우 그 영향은 직접적인 군사적 피해를 훨씬 넘어설 수 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보급품과 인력이 유럽 전역의 기지망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의 연계도 포함될 수 있다. 러시아는 이미 중동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표적정보와 첩보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내 표적에 대한 공격이 러시아의 입장에 더 직접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런 지원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란은 이미 상당한 원거리 표적을 공격하려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줬다. 3월 이란은 무력시위로 보이는 행동으로 자국에서 3,500km 이상 떨어진 인도양의 외딴 기지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디에고 가르시아는 미국과 영국이 공동 사용하는 기지다. 디에고 가르시아는 유럽 내 대부분의 미군 시설보다 이란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다. 따라서 유럽 내 기지들은 접근이 훨씬 쉬우며, 더 저렴한 미사일과 드론으로도 공격할 수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 방공망의 약점을 더 효과적으로 파고들고, 동시에 갈수록 부족하고 값비싸지는 요격미사일을 미국이 더 빠르게 소모하도록 미사일·드론 작전을 계속 발전시켜 왔다.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방어 대응을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갈수록 정교한 미사일과 드론 조합을 사용했다. 이란은 다양한 미사일과 드론으로 표적을 공격해 왔으며, 최우선 표적에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한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파타-2처럼 더 복잡하고 값비싼 미사일을 사용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3월 말 이스라엘 표적을 향해 발사된 이란 미사일의 80%가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방공 수준이 훨씬 낮은 유럽 내 미군 기지들이 매우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