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훈련 중인 미 육군 에이브럼스 전차
미 육군이 M1A2 에이브럼스 주력전차를 리투아니아에 전개하면서 공병대대 선발 전개 병력을 포함한 약 1000명의 병력과 함께 전차 전력을 다시 배치하고 있다. 로베르타스 카우나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이미 준비와 군수지원 조치가 진행 중이며, 2개 대대는 약 9개월 동안 리투아니아에 주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기갑부대는 즉각적인 후속 전력 배치 없이 지난 6월 리투아니아에서 철수했다. 당시 워싱턴은 유럽 내 미군 배치 전반을 재검토하는 한편 일부 유럽 주둔 병력 감축을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에이브럼스 전차의 리투아니아 복귀는 폴란드 북쪽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전진배치 기갑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브럼스 전차의 배치는 경보병이나 지휘부 위주의 주둔과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중기갑대대는 기계화보병과 포병부대와 함께 작전할 수 있는 방호된 화력을 제공하며, 공병부대는 방어진지를 구축·개량하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이러한 전력은 단순한 경계 임무를 넘어 고강도 지상전에 대비해 훈련하고, 필요할 경우 실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 월경지 모두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나토 북동부 전선에 위치하며, 남쪽으로는 미 기갑전력이 배치된 폴란드와 연결돼 있다.

미국만 발트 지역에 자국의 최정예 기갑전력을 배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 육군은 2025년 5월 2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주둔하는 제45기갑여단을 창설했으며, 이 부대는 옛 소련 영토에서 정예 전진배치 기계화전 능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불과 150km, 모스크바에서는 80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이 지역에 나토 전차 전력이 대규모로 배치된 것은 냉전 종식 이후 모스크바의 전략적 입지가 얼마나 약화됐는지를 보여준다. 러시아는 T-14 사업을 통해 서방 전차 기술을 단숨에 추월하고 국경 인근에서 증강되는 전력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사업이 실패하면서 나토와의 지상전에서 압도당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전에서 에이브럼스 전차의 실효성을 두고 상당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드러난 기존 서방 전차 설계의 노후화는 M1E3 사업을 통해 에이브럼스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게 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2025년 6월 초 기준 우크라이나 육군은 인도받은 에이브럼스 전차의 87%를 상실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총 31대 가운데 27대가 파괴되거나 노획됐다. 이는 앞서 서방에서 이 전차가 전황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해 9월에는 에이브럼스 전차가 러시아군의 타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크라이나 육군이 이 전차를 계속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운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