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이우카 인근에서 파괴된 에이브럼스 전차
우크라이나 육군은 새로 공급받은 미국제 M1A1 에이브럼스 주력전차가 러시아군의 공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운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이 공급한 에이브럼스 전차는 2024년 2월 처음 실전에 투입됐으나 곧바로 극심한 손실을 입었다. 여러 차례 최전선에서 철수하고 장갑 방호력을 높이기 위한 광범위한 개량을 했음에도 2025년 6월 초까지 우크라이나 육군은 해당 전차의 87%를 잃은 것으로 평가됐다. 대부분은 파괴됐고 일부는 버려진 뒤 노획됐다. 호주는 2025년 자국군에서 퇴역시킨 에이브럼스 전차 49대를 추가로 공급했다. 이 전차들을 최전선에 배치하지 않은 결정은 에이브럼스의 취약성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에 응한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은 에이브럼스의 가장 큰 약점에 대해 “차체가 매우 높고 크기 때문에 은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에이브럼스가 공격에 취약한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소련에서 설계된 전차들은 피격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차체 높이를 매우 낮게 설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은 에이브럼스의 명중 정확도와 높은 기동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에이브럼스는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하는데,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하는 소련제 T-80도 같은 방식의 엔진을 사용한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승무원들은 각각 에이브럼스와 T-80이 엔진 성능 덕분에 매우 험한 지형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독일제 레오파르트 같은 다른 전차들이 진창에 빠져 움직이기 어려운 곳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승무원들은 에이브럼스의 까다로운 정비 요구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 전차는 주행장치를 자주 점검하고 정비해야 하며, 가스터빈 엔진은 많은 연료를 소비한다.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전차들은 미군 에이브럼스가 사용하는 표준 JP-8 항공유 대신 경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해야 했다. 쿠비크라는 호출부호를 사용하는 한 운용자는 전차를 최전선 작전에 투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재로서는 더 이상 운용하지 않고 있다. 방법이 없다. 적군은 드론 전력을 매우 크게 발전시켰고, 지금 우리에게는 이에 대응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소련은 세계 최초로 주력전차에 능동방호체계를 탑재했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육군이 운용하는 전차 가운데 이런 체계를 갖춘 전차는 없다. 서방에서도 능동방호체계는 202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러시아 역시 2024년부터 T-90M과 T-72B3 전차에 이러한 체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 체계는 배회탄과 드론을 비롯한 상부공격 무기에 일정 수준의 방호력을 제공한다. 아레나-M은 드론 공격에 대한 방호력을 높이기 위해 계속 개량되고 있으며, 에이브럼스에 이와 견줄 만한 체계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큰 약점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