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러시아의 폭격기 전력 급속 강화에 대응해 알래스카 전진기지에 전투기 경계태세 구축
Military Watch Magazine 편집부
미 공군
미 공군이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알래스카 알류샨열도 외곽의 셰미야섬에 있는 이어렉슨 공군기지에 전투기를 배치하고 방공 경계태세를 재개했다. 2026년 10월 18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이번 배치에서는 경량급 4세대 전투기 F-16이 미국 최서단 군사 거점 가운데 하나인 이 기지에서 방공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북태평양과 북극으로 이어지는 접근로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치 기간 마지막에는 미국과 캐나다 전투기들이 북태평양의 광범위한 공역에서 합동 방공작전을 수행했다.

이번 작전에는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출격한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미군 KC-135 스트래토탱커 공중급유기 여러 대, 캐나다군 CC-150 폴라리스 공중급유기도 참가했다. 이러한 지원은 F-16에 특히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F-16은 4세대 전투기 가운데 레이더가 가장 작고 성능도 가장 떨어지는 기종 중 하나이며, 항속거리도 가장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방공 경계태세의 재개는 최근 이어렉슨 기지가 수행해 온 역할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냉전 당시 이어렉슨 기지에는 소련 항공기에 대응하는 방공 임무를 맡은 F-4와 F-15 제공전투기 등이 분견대 형태로 배치됐다. 이후 F-4는 퇴역했고 F-15 전력도 냉전 종식 이후 급격히 축소됐다. 반면 F-16은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유지·운용 비용과 정비 부담이 훨씬 적다는 이유로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어렉슨 공군기지의 작전 재개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운용 능력이 강화되면서 미국의 방어망에 대한 위협도 크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러시아의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PAK DA 개발 사업은 극심한 지연을 겪고 있지만, 소련 붕괴 당시 운용 대수가 20대 미만인 상태에서 생산이 중단됐던 Tu-160 폭격기는 성능을 개선한 Tu-160M으로 생산이 재개됐다. 여기에 다양한 신형 탄약과 미사일이 개발되면서 Tu-160의 타격 능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7월 중국 인민해방군은 처음으로 H-6 전략폭격기를 알래스카 연안 작전에 투입했다. 당시 중거리 폭격기인 H-6은 러시아 기지에서 출격했으며, 공중급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H-6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첨단화된 공대지 미사일 무장체계 가운데 하나를 갖추고 있다. H-6N 개량형은 공중급유 지원을 최소한으로 받으면서도 중국 본토 기지에서 알래스카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적국 전략폭격기가 제기할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 개발 중인 최소 1종의 대륙간 항속거리 전략 스텔스 폭격기에서 비롯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폭격기는 중국 공중 전략전력의 작전반경을 크게 확대할 뿐 아니라 생존성과 적 방공망 침투 능력도 크게 높일 전망이다. 2025년 10월 19일에는 중국의 대륙간 항속거리 대형 스텔스 무인기가 비행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처음 공개됐다. 이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작전 범위를 대서양과 북극까지 확대하려는 노력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F-16과 E-3는 이러한 항공기가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에 모두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더 첨단화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전투기를 도입하기 위한 예산은 여전히 제한돼 있다. F-16과 E-3를 각각 F-15EX와 E-7로 교체하면 훨씬 발전된 방공태세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E-3의 탐지장비는 첨단 스텔스 항공기에 대응하기에는 오래전에 이미 구식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