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 6세대 전투기 비행시험기
최근 선양항공기설계연구소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통해 선양항공공사의 6세대 스텔스 전투기 설계에 영향을 준 개념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연구소는 중국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2종의 6세대 전투기 가운데 두 번째 기종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J-50’으로 부르는 이 기체는 2024년 12월 청두항공공사가 개발한 훨씬 더 큰 6세대 전투기와 함께 처음 비행시험 모습이 포착됐다. 청두의 6세대 전투기는 개발 진척 속도가 더 빠르고 독특한 3발 엔진 설계를 채택한 덕분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선양의 6세대 전투기도 2030년대 중반부터 전투기 전력의 주축을 이루기 위해 청두 기종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많은 수량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의 비행제어 수석설계자인 장둥이 주도한 이 논문은 지난 8월 동료평가 학술지 ‘항공기 설계’에 게재됐다. 장둥과 연구진은 중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이 단순히 안정적인 비행을 구현하는 단계를 넘어 전투 효율을 크게 높이는 기술로 ‘도약형 전환’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위성항법체계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의 항법 문제도 다뤘다. 이는 적이 위성항법 신호를 교란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고도화된 전자전 환경의 미래 분쟁에서 특히 중요한 기술이다.

위성 지원 없이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은 방공망이 촘촘한 표적을 상대로 종심 작전을 수행하는 스텔스 전투기에 특히 유용할 수 있다. GPS나 다른 위성 기반 위치정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정확한 항법이 가능하다면, 취약한 외부 기반체계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항속거리도 가장 긴 것으로 평가되는 청두의 신형 6세대 전투기에 특히 중요할 수 있다. 이 전투기는 적이 통제하는 공역 깊숙이 들어가 작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기존 위성신호에 의존하지 않고도 항공기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양자항법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조종사가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도 항공기가 자율적으로 비행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이다. 미래 전투기는 비행 전 과정을 조종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조종사가 의식을 잃거나 과도한 업무 부담에 처할 경우 자동으로 비행 통제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조종사가 일시적으로 조작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항공기는 비행 안정성을 유지하고 임무를 계속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전투기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조종사에게 제공되는 정보량이 늘어날수록 이런 능력의 중요성도 커질 수 있다. 6세대 전투기는 단순한 무기 플랫폼이 아니라 여러 센서와 무기, 무인기를 연결하는 지휘 거점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조종사가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동안 자동비행제어체계가 비행을 맡으면 기본적인 작전 지속 능력을 확보할 수 있고, 조종사는 상위 수준의 전술 판단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야심찬 구상은 유인 전투기와 다수의 무인기를 통합 운용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투기가 작전 중 편성과 역할을 바꿀 수 있는 무인기 편대를 지휘하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이들 무인 동반기는 공격과 정찰, 호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전술 상황에 따라 편대 구성을 스스로 재편할 수 있다. 이는 전투기를 주로 독립적인 무기 플랫폼으로 운용해 온 기존 개념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새 운용 개념에서는 조종사가 유·무인체계로 구성된 전투 네트워크의 지휘관 역할을 맡게 된다. 전투기 자체는 더 넓은 전력을 지휘하는 데 필요한 통신과 센서 융합,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선양의 이번 연구는 중국이 차세대 전투기를 단순히 기체 형상과 공력 설계의 발전만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준다. 스텔스 성능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자율비행과 첨단 항법, 인공지능, 무인체계 지휘 능력을 결합해 사실상 하나의 공중 전투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방향이다. 중국 설계진은 J-20 5세대 전투기를 점진적으로 개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종사의 직접 통제와 위성항법, 고정된 편대 운용이라는 기존 전제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래 전투기가 어떻게 작전해야 하는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30년 무렵 세계 최초로 6세대 전투기를 실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은 이보다 거의 10년 뒤처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