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055형 구축함(왼쪽)과 일본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ASEV)
일본 해상자위대는 2027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무장한 구축함을 실전배치할 예정이며, 이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 사업으로 건조되는 두 척의 함정 중 첫 번째 함정이 될 것이다. 당초 계획은 2만 톤급 함정을 요구했으나 이후 1만 4000톤으로 수정되었으며, 전장 190m, 전폭 25m의 계획된 규격은 전 세계 그 어떤 구축함보다 큰 규모이다. 이처럼 대형 수상전투함을 개발하기로 한 결정은 변화하는 일본의 안보 환경을 반영하며, 현재 10척이 운용 중인 중국 055형 구축함의 실전배치에 대한 대응으로 널리 해석되어 왔다. 중국 함정들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구축함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배수량은 각각 1만 3000톤이다.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은 동아시아에서의 대규모 전쟁에 대비해 미사일 방어 능력과 순항미사일 타격 능력을 강화하도록 설계되었다. 설계의 핵심은 이지스 전투 체계가 될 것이나, 일본의 기존 공고급, 아타고급, 마야급 함정과 달리 신형 함정은 구형 AN/SPY-1 위상배열 레이더를 한층 진화한 AN/SPY-7 능동전자스캔구열(AESA) 레이더로 대체하게 된다. 이는 미군의 장거리 식별 레이더(LRDR) 사업을 위해 개발된 레이더에서 파생된 것으로, 고도화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탐지, 추적, 식별 능력을 향상해 준다. AN/SPY-1과 비교해 AN/SPY-7은 더 높은 감도, 향상된 전자전 저항력, 복잡한 다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하는 강화된 능력을 제공한다.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함교 상부에 대형 이지스 레이더 어레이를 배치해 저고도 위협에 대한 시계 내 탐지 능력을 향상하고 수면 밀착 비행 대함미사일에 대한 대응 성능을 개선한 점이다. 해당 함정의 규모는 대형 센서 체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구축함 중 가장 강력한 화력인 128셀의 Mk 41 수직발사관을 수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중국 055형 구축함보다 16발 많은 장거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게 해 준다. 대용량 미사일 탑재 능력을 바탕으로 이 함정은 탄도미사일 방어, 대공전, 대수상전, 대지 타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은 향후 등장할 SM-5 파생형을 포함한 최신 스탠더드 미사일 요격체계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함께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마호크의 통합은 일본에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제공하며, 이는 기존의 전념방위 위주 방어 태세에서 대대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해당 함정은 취약한 비행 중간 단계에서 극초음속 활공체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개발 중인 차세대 무기인 활공단계요격체 또한 궁극적으로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조선,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 체계를 지속해서 개발함에 따라, 이들 국가에 맞서 서방 블록과 밀접하게 연대하고 있는 일본에는 기동성이 뛰어난 고속 무기를 요격하는 능력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은 첨단 추가 센서 체계와 전자전 체계 역시 구비할 예정이다. 3기의 AN/SPG-62 조준 레이더는 반능동 레이더 유도 미사일 교전을 지속해서 지원하며, 특정 대공 미사일에 대한 기말 유도를 제공하게 된다. 최신 능동 레이더 유도 요격미사일의 등장으로 조준 레이더에 대한 의존도는 줄었으나, 다층 방공망의 핵심 요소로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저고도 위협 탐지를 위해 해당 함정에는 수면 밀착 비행 대함미사일과 항공기, 헬기, 드론, 수상 표적을 자동 탐지·추적하도록 설계된 AN/SPQ-9B 수평선 탐색 레이더가 탑재된다. 저렴한 무인 체계와 포화 공격이 현대 해전의 주류로 자리 잡은 만큼 이러한 능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나아가 이 함정은 추가적인 전자전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이외 국가로서는 최초로 AN/SLQ-32(V)6 전자전 체계 및 관련 HGHS 안테나 돔을 통합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