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국 신형 GCAP 전투기, 이례적으로 대형화·고가화…일본의 항속거리 요구가 비용 상승 요인
Military Watch Magazine 편집부
GCAP 전투기 모형
일본의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 요구 조건은 유럽 국가들이 이전에 공동 개발한 어떤 전투기보다 훨씬 긴 항속거리와 더 많은 무장 탑재량, 긴 체공시간을 반영하면서 이례적으로 대형인 전투기 개발을 이끄는 요인이 됐다. 일본은 단순히 F-2보다 발전한 후속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태평양의 매우 넓은 지역에서 작전하면서 다수의 장거리 무장을 탑재하고, 치열한 전투 환경에서 작전하는 데 필요한 센서와 전자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투기를 요구해 왔다. 그 결과 일본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훨씬 크고 비용도 높은 전투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2024년 판버러 에어쇼에서 공개된 GCAP 형상은 영국 왕립항공학회 추산으로 전장 약 20m, 날개폭 약 16.5m에 이른다. 날개 면적은 약 1,200제곱피트로 추정돼 유로파이터보다 약 3분의 1 크다. 이런 크기와 항속 성능은 현재 서방 전투기 가운데 항속거리가 가장 긴 기종인 일본의 F-15를 대체하는 데 GCAP가 매우 적합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이처럼 크고 정비 소요가 많으며 장거리 작전에 특화된 전투기를 운용한 전례가 없다.

일본의 경우 이러한 대형화는 지리 조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일본은 북태평양에서 동중국해까지 수천km에 걸쳐 뻗은 군도 국가이며, 일본 항공자위대가 초계하거나 방어해야 할 수 있는 많은 지역이 주요 공군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따라서 난세이 제도와 동중국해, 대만 접근 지역에서의 잠재적 작전에서는 공중급유 없이 확보할 수 있는 항속거리와 장시간 작전 능력이 특히 중요하다. 유럽 대륙 상공의 단거리 전술작전을 중심으로 설계된 전투기는 이러한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현재 생산 중인 서방의 유일한 5세대 전투기 F-35는 비교적 작은 기체에 스텔스와 센서 융합, 다목적 능력을 중시한 반면, GCAP는 항속거리와 내부 연료 탑재량, 무장 탑재 능력, 전력 생산 능력, 센서 개구면에 훨씬 큰 비중을 두고 설계되고 있다. 공개된 사업 설명에 따르면 GCAP에는 대형 내부 무장창과 공중급유 없이 매우 긴 시간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2025년 영국이 공개한 한 성능 구상에서는 F-35A의 약 2배에 달하는 무장 탑재량과 공중급유 없이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을 만큼의 내부 연료 탑재량이 제시됐다. 이러한 요구 조건과 유럽 전투항공산업이 보여온 낮은 효율성이 맞물리면서 GCAP의 기체당 가격은 약 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약 9천만 달러인 미국 F-35A와 비교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6세대 스텔스 전투기 사업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GCAP는 좋게 평가하더라도 미국 F-47이나 중국 J-XX와 대등한 경쟁 기종이 아니라 성능이 향상된 미국 F-35와 중국 J-20 계열에 견줄 수 있는 ‘5+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텔스 성능을 제한하는 수직꼬리날개을 채택한 점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다. 중국의 6세대 전투기 시제기들은 이미 꼬리날개가 없는 형상으로도 극단적인 수준의 기동성을 입증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의 전투기 개발 사업과 더 넓게는 복잡한 무기체계 개발 사업이 보여준 전례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GCAP가 앞서 진행된 템페스트와 토네이도 4세대 전투기 사업과 마찬가지로 경쟁력 있는 전투기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