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팔(위)과 F-35 전투기
프랑스의 한 평가 보고서는 5세대 전력이 공중전을 갈수록 주도하는 시대에 라팔 경량 4세대 전투기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공군력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조종사들의 평가도 함께 반영됐다. 「공중우세의 미래: 고강도 전쟁에서 하늘을 장악하는 법」은 현 유럽 4세대 전투기의 한계를 이례적으로 솔직하게 다뤘다. 저자들은 현대 5세대 전투기를 상대로 작전할 때 겪는 어려움과 스텔스 전투기가 갖는 주요 이점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스텔스 능력만으로 공중우세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가장 까다로운 작전 환경에서는 매우 중요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격차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합동훈련에서 5세대 전투기를 정기적으로 상대하는 프랑스 조종사들은 “현재 상태의 센서로 라팔을 운용해 스텔스 전투기와 교전하는 임무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라팔은 위상배열 레이더 통합에서 다른 모든 유럽 전투기보다 20년 앞섰고,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통합에서도 10년 앞섰지만 이러한 한계를 드러냈다.

라팔을 비롯한 유럽 전투기의 주요 약점은 레이더 기술이 중국과 미국보다 전반적으로 뒤처진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체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탑재할 수 있는 레이더 크기 자체가 작다는 한계도 있다. 미국의 F-15EX는 라팔보다 더 정교하면서 크기도 거의 두 배에 이르는 레이더를 탑재해 첨단 스텔스 표적을 상대로도 훨씬 유리하다. 중국 J-16은 라팔보다 세 배 이상 큰 레이더를 탑재해 이러한 이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유럽 전투기는 기체 설계와 센서 기술에서 모두 한 세대 이상 뒤처졌을 뿐 아니라, 경량 설계 자체에서도 불리함을 안고 있다.

프랑스 공군은 1983년 라팔 전투기의 요구조건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발이 크게 지연되면서 18년이 지난 2001년에야 뒤늦게 실전 배치할 수 있었다. 라팔 개발 사업은 처음부터 최첨단과는 거리가 멀었다. 라팔이 첫 비행에 나설 무렵 미국과 소련은 이미 5세대 공중전 기술 개발 단계로 확실히 넘어가고 있었다. 기술 면에서 라팔보다 한 세대 앞선 미국의 YF-22와 YF-23 5세대 기술실증기는 라팔의 첫 기술실증기가 비행한 지 불과 4년 만에 첫 비행에 성공했다. 경쟁 기종인 소련의 미그 1.42도 그보다 2~3년 뒤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련 붕괴로 개발 사업이 중단되면서 러시아의 전투기 개발은 수십 년 뒤처지게 됐다.

중국 J-20A의 실전 배치와 2030년대 초로 예상되는 F-35 블록 4의 실전 배치는 성능 격차를 더욱 벌릴 전망이다. 반면 라팔의 성능개량 잠재력은 훨씬 제한적이다. 한편 전투기 개발에서 미국과 중국에 크게 뒤처진 러시아는 Su-57 5세대 전투기의 성능을 상당히 향상시켰다. Su-57은 J-20이나 F-35보다는 덜 정교하지만, 전투력과 성능개량 잠재력은 여전히 어떤 유럽 전투기보다 훨씬 높다. 라팔은 첨단 5세대 전투기와 같은 수준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수출 전망도 크게 제약받아 왔다. 실제로 F-35와 경쟁한 모든 도입 사업에서 패했다.

라팔은 2025년 5월 처음으로 고강도 실전 시험을 치렀다. 당시 인도 공군이 운용한 라팔 가운데 1대에서 4대가 파키스탄 공군의 중국제 J-10C ‘4+세대’ 전투기와의 교전에서 무력화됐다. 라팔의 성능은 앞으로 더욱 뒤처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보다 거의 10년 앞선 2030년대 초 6세대 전투기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며, 제3국이 이와 비슷한 수준의 전투기를 생산하는 시점은 2040년대 후반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군은 적어도 2030년대 후반까지, 그리고 상당히 더 오랜 기간 라팔을 가장 성능이 뛰어난 전투기로 계속 운용할 전망이다. 유럽의 전투기 개발 사업은 당분간 F-35 블록 4나 J-20A와 대등한 수준의 전투기를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며, 6세대 전투기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