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공군에 인도된 첫 F-16 블록 70 전투기
대만 공군은 2019년 주문한 신형 F-16 블록 70 전투기 66대 가운데 첫 기체를 마침내 인도받았다. 이는 전투항공 전력 현대화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이 기체는 1974년 첫 비행한 F-16 기본 기체 설계에 AN/APG-83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와 대폭 향상된 항전장비, 현대식 전자전 능력을 결합한 F-16 계열의 최신형이다. 대만 공군은 앞서 1990년대 F-16A/B 블록 20 전투기 140대를 도입했으며, 신형 전투기 인도가 진행되면 2020년대 중반까지 미국을 제외한 최대 F-16 운용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78년 처음 실전배치된 F-16이 이처럼 오랫동안 생산과 운용을 이어온 배경에는 후속 기종인 F-35A 개발이 크게 지연된 점과 함께, 비용이 크게 불어나 신형 기종을 F-16의 직접적인 대체 전력으로 도입하기 어려워진 점이 일부 작용했다. 대만은 전 세계 선진 경제권 가운데 F-16 블록 70을 주문한 유일한 사례다. 이는 국제적 승인 부족으로 미국이 대만의 F-35 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F-16 블록 70은 주로 슬로바키아와 바레인 등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판매돼 왔다.

F-16 블록 70은 운용수명을 늘리기 위한 기체 구조 개선이 이뤄졌다. 개량된 기체 구조를 적용했으며, 제작사는 1만2,000시간의 기체 수명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전선에서 운용할 수 있는 기간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실제 비행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신형 전투기는 금세기 중반까지도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F-35와 기존 F-16 계열의 8,000시간보다 길지만, 신형 F-15EX의 2만 시간보다는 짧다.

블록 70은 조종석과 조종사 운용체계에서도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다. 현대식 디스플레이와 임무컴퓨터를 적용해 조종사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을 줄였으며, 이를 통해 전술적 판단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전투기 교전이 전통적인 가시거리 근접전보다 센서 융합과 전자전에 더욱 의존하게 되면서 이런 능력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에도 F-16은 기본적으로 4세대 전투기이며, F-35나 중국 J-20 같은 현대 전투기가 갖춘 저피탐 특성이 없어 생존성이 제한된다. 또한 이 전투기는 현대식 하위체계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 수십 년 뒤 새로운 장비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효율이 발생했다.

대만 국방부는 7월 F-16 인도가 거듭 지연된 데 대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당초 인도는 2027년에 완료될 예정이었다. 대만 공군 관계자들은 보상이 기술지원, 예비부품 또는 보증기간 연장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2025년 10월 줘룽타이 행정원장이 정부가 “제조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인도 지연은 F-16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2025년 12월 기준 대만군에 아직 인도되지 않은 미국산 장비의 미이행 계약 규모는 214억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대만은 중국과 내전 상태에 있으며, 대만이 통제하는 영토는 중국 전체 영토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은 여러 종류의 5세대 전투기를 개발했으며, 현재 6세대 전투기 개발에서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중국의 첨단 4세대 전투기들도 F-16보다 전투 잠재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만해협의 군사력 균형은 갈수록 중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해지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4세대 전투기에 대한 투자가 비용 대비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