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fighter(왼쪽) 및 J-10C Fighter
중국 관영 CCTV는 파키스탄 공군의 J-10C 전투기가 카타르 공군의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상대로 진행된 모의 공중전에서 압승을 거두었다는 그간의 보도를 공식 확인했다. 중국 매체는 구체적인 훈련명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파키스탄 언론은 해당 공중전이 '질잘-2(Zilzal-II)' 훈련에서 이루어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024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이 합동 공중 훈련 당시 J-10C는 9 대 0이라는 압도적인 전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J-10C가 2025년 5월 인도 공군과의 첫 고강도 실전에서 뛰어난 전과를 내기 불과 1년 전에 거둔 결과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J-10C는 인도 공군의 라팔 전투기를 최소 1대에서 최대 4대까지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팔과 유로파이터는 과거 '유럽 차세대 전투기(EFA) 사업'이라는 공통의 뿌리에서 출발한 만큼 계통이 매우 유사하며, 성능 면에서도 대등한 기종으로 평가받는다.

2010년대 후반까지 생산된 유로파이터는 노후화되었다는 지적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반면 카타르가 운용 중인 기종은 개발국인 유럽 국가들의 전력보다 훨씬 뛰어난 최신 개량형 '트랜치 3A(Tranche 3A)' 및 '트랜치 4(Tranche 4)' 버전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물량이다. 이들 기종에는 신형 '캡터-E(Captor-E)' 능동전자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탑재되어 있다. 유로파이터가 구형 캡터 기계식 레이더를 장착했다면 가시거리 밖(BVR) 교전에서 J-10C의 압승이 당연시되었겠으나, 신형 AESA 레이더의 도입이 유럽 전투기의 고질적인 공대공 성능 열세를 얼마나 메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물론 모의 공중전의 결과는 조종사의 기량이나 조기경보기 등 지원 전력의 투입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J-10C가 유로파이터를 상대로 거둔 완승은, 전투기 항공 산업과 전반적인 기술 기반에서 중국이 유럽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최근의 격차 추세와 정확히 일치한다.

중국이 2024년 12월 비행 시제기 단계의 신형 6세대 전투기 2종을 공개한 것은 중국의 군용 항공 산업이 세계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10년 가량 빠르게 6세대 전투기를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역시 'F-47' 사업과 미 해군의 'F/A-XX' 사업을 통해 이와 대등한 첨단 전투기를 전력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아무리 빠라도 2050년대나 되어야 유사한 성능의 전투기를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이 1990년, 중국이 2011년에 각각 5세대 전투기 시제기의 첫 비행을 마친 데 반해, 유럽 국가들은 아직 4세대를 넘어서는 전투기의 비행 시험조차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유럽 전투기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이러한 압도적이고 점증하는 기술 격차는, 향후에도 카타르에서 J-10C가 유로파이터를 상대로 거둔 것과 같은 결과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파이터가 '범유럽 대표 전투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는 최근 미국 F-35와의 모든 기종 수주전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완전히 무너졌다. 유로파이터의 핵심 개발국인 영국은 자국 방위산업계의 거센 압박에도 유로파이터 추가 도입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으며, F-35A를 도입하는 대신 기존 유로파이터는 예정보다 일찍 퇴역시키는 수순을 밟고 있다. 독일 역시 유로파이터의 명확한 한계 탓에 자국 산업 보호만을 고집할 경우 공군 전력이 심각하게 제약될 것임을 인정하고, F-35 도입 반대 입장을 180도 선회했다. 한편 2025년에는 카타르 공군이 2022년 인도받기 시작한 지 불과 3년 만에 유로파이터 24대를 전량 조기 퇴역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