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이터
영국 국방부가 유로파이터 전투기의 퇴역 개시 계획과 함께 구체적인 기체 폐기 계획을 공식 확인했다. 마리아 이글 영국 국방부 장관은 최초 도입분인 트렌치 1(Tranche 1) 전투기가 2027년까지 퇴역할 예정이며, 이어 트렌치 2와 트렌치 3 전투기도 2040년까지 퇴역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글 장관은 영국군이 트렌치 3A 전투기는 운용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초 국방부가 트렌치 4나 트렌치 5 전투기를 추가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미국산 신형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A와 F-35B 도입 사업이 최우선 순위로 밀리면서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유로파이터는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4개 공동 개발국이 합작하여 개발한 전투기로, 유사한 비용 대비 훨씬 뛰어난 전투 잠재력을 제공하는 F-35A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4개국 모두 국내 방위산업계로부터 추가 주문을 압박받아 왔다.

유로파이터 퇴역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글 장관은 "2025년 7월 1일 기준으로 타이푼 트렌치 1 전투기 30대 중 26대가 폐기되었으며, 이는 트렌치 1 보유량의 87%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잔여 트렌치 1 전투기들은 향후 2년 이내에 퇴역할 예정이다. 장관은 현재 운용 중인 기체가 트렌치 1은 4대에 불과하며, 트렌치 2는 67대, 트렌치 3은 40대로 총 111대라고 언급했다. 2024년 11월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가 유로파이터 대신 F-35를 도입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익명의 영국 관료는 현지 매체인 '제인스(Jane's)'와의 인터뷰에서 도입 계획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F-35와 유로파이터) 양측 캠프에 모두 발을 걸치고 있으나, 영국 공군(RAF)의 경우 전투력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바라보고 있는 대상은 단연 F-35다. 우리는 (F-35의) 후속 도입을 약속한 상태이며,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이후 2025년 6월, 국방부가 F-35B의 지속적인 주문과 병행하여 사상 처음으로 F-35A 전투기 도입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었다.

2000년대 오스트리아에 12대의 전투기를 수출한 소규모 실적 외에, 유로파이터 프로그램은 걸프 지역 외의 국가들과는 단 한 건의 계약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한국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핀란드와 벨기에에 이르기까지 F-35와 맞붙은 모든 입찰 경쟁에서 패배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7월 워턴에 위치한 유로파이터 생산 라인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 유로파이터 수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글 국방부 장관은 영국 공군 전력 강화를 위한 추가 주문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생산 유지를 위해 수출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수출 노력은 정치적 이유로 F-35를 도입할 수 없는 국가들, 특히 아랍권 국가들과 튀르키예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F-15EX와 중국의 J-16과 같은 다수의 첨단 4세대 전투기들이 5세대 시대에도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유로파이터의 전투 잠재력은 훨씬 더 제한적이다. 유로파이터는 기계식 주사배열(MSA) 레이더에 계속 의존해 오다 2019년에야 이를 탈피했다. 이는 미국,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전투기 생산국들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전자주사배열(ESA) 레이더를 사용하는 전투기 생산 체제로 전환한 점을 고려하면 한참 낙후된 방식이었다. 유로파이터와 스웨덴의 그리펜은 기계식 주사배열 레이더에서 벗어난 세계의 마지막 프로그램들이었다. F-15EX나 J-16과 비교할 때 유로파이터는 훨씬 더 작은 레이더와 무장 탑재량으로 제한되며, 작전 고도가 훨씬 낮고 항속거리가 짧아 비행 성능도 상당히 제약된다. 모의 공대공 전투 훈련에서의 전투기 성능에 관한 보고서들은 일관되게 심각한 한계를 지적해 왔으며, 이는 F-35가 보여준 독보적인 성능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