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플라이트 III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미 해군의 최신 구축함인 테드 스티븐스함이 알래스카에 도착하면서 알레이 버크급의 최신형인 플라이트 III가 러시아와 바로 인접한 지역에 배치됐다. 이 구축함은 10월 3일 정식 취역식을 앞두고 9월 27일 휘티어에 도착했다. 알래스카에서 미 해군 함정의 취역식이 열리는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배치로 미 해군의 가장 발전된 수상전투함 가운데 한 척이 러시아 극동과 매우 가까운 지역에 자리하게 됐다. 알래스카와 러시아는 베링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양국 영토 간 최단 거리는 약 90km에 불과하다.

테드 스티븐스함은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의 최신형으로 AN/SPY-6(V)1 방공·미사일방어 레이더를 탑재한다. 플라이트 III형은 이전 형식보다 전력 생산능력과 냉각능력이 크게 향상돼 이 레이더와 다른 첨단 전투체계를 운용할 수 있다. AN/SPY-6(V)1은 항공기와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공중 위협에 대한 탐지·추적 능력을 크게 높이도록 설계됐다. 이 레이더는 이지스 전투체계와 구축함의 미사일 무장과 결합해 플라이트 III형의 통합 방공·미사일방어 능력을 한층 강화한다.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전력은 함정 노후화와 중동에서의 높은 작전 소요로 상당한 부담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노후 함대가 예정된 정비를 병행하면서도 높은 작전 강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구축함 15척이 미국 주도의 대이란 전쟁 수행을 위해 이란 주변에 배치돼 있다. 알레이 버크급 1번함인 알레이 버크함은 1988년 기공돼 1991년 7월 취역했으며, 동급 함정이 대등한 수준의 상대를 상대로 여전히 유효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두고 갈수록 의문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조선과 달리 러시아는 현대식 구축함을 실전 배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알레이 버크급은 노후했음에도 현재 러시아가 운용하는 구축함보다 여전히 훨씬 앞선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테드 스티븐스함의 알래스카 도착은 북극과 북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에서 알래스카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미 해군은 고위도 해양안보작전과 각종 훈련, 혹한기 훈련을 통해 이 지역에 지속적으로 전력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부 지역 전역에서 군사 기반시설을 확충하면서 미국도 북극에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다. 이번 배치는 미 해군이 첨단 미사일을 탑재한 수상전투함을 북태평양과 북극 진입로에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 지역에서 운용되는 플라이트 III 구축함은 러시아 인근 해역과 더 넓은 북극 전구에서 방공·미사일방어, 해양 감시, 장거리 타격 임무에 기여할 수 있다.

2023년 12월 미국 정부는 자국의 영유권 주장을 크게 확대하고 약 1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저에 대해 일방적으로 주권을 주장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북극 지역에 있다. 미국의 영유권 주장 확대는 같은 해 12월 첫째 주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러시아 해군 총사령관이 북극에서 나토의 군사적 존재가 확대되면서 러시아가 상당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밝힌 직후 이뤄졌다. 예브메노프 총사령관은 “서방 집단은 북극에서 러시아의 경제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북극에 자국의 가장 강력한 군사장비를 우선 배치해 왔다. 여기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핵추진 수상전투함인 키로프급 순양함 2척도 포함되며, 이 가운데 두 번째 함정은 9월 초 작전 운용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