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및 중앙 아시아 , 지상

러시아 최첨단 T-14 아르마타 전차 이례적 공개… 전시 상황에서 개발 사업은 어떻게 달라졌나

Military Watch Magazine 편집부

사격장에서 훈련 중인 T-14 전차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러시아 차세대 전차 사업의 현황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T-14 사업은 2022년 초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전면전이 시작된 이후 갈수록 불확실해졌다. T-14는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지만, 실제 작전 배치보다는 반복적인 시험 보도와 배치 가능성, 철수, 생산 차질, 군사 전시회 등장 소식으로 더 많이 알려져 왔다. 러시아 군사 홍보에서 T-14가 차지하는 높은 위상과 달리 실제 전장에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은 러시아 방산업계가 신세대 군사장비를 실전배치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T-14 탱크 프로토타입
T-14 탱크 프로토타입

T-14는 2022년 5월 모스크바 전승절 열병식에서 T-90M 전차와 다른 최신 러시아 장비들과 함께 공개됐다. 같은 해 8월 열린 아르미야 2022 국제군사기술포럼에서도 전시됐으며, 로소보론엑스포르트는 이 자리에서 T-14의 수출형을 선보였다. 러시아 육군에조차 아직 인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러시아가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이 전차를 계속 홍보했다는 점에서 수출형 공개는 의미가 컸다. 2022년 말에는 T-14가 제한적으로 실전배치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운용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11월과 12월에는 T-14가 훈련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공개됐으며, 여기에는 러시아 동원병력이 사용한 훈련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전선의 T-14로 추정되는 영상
우크라이나 전선의 T-14로 추정되는 영상

2022년 12월 러시아 방송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T-14 전차를 운용하는 전차대대의 전투협동훈련이라고 설명한 영상을 공개했다. 일부 러시아와 해외 매체는 이 영상을 T-14가 우크라이나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했지만, 당시 해당 전차들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들어갔다는 독립적인 확인은 없었다. 배치 가능성은 2023년 1월 영국 국방정보국이 러시아가 소수의 T-14를 전선 작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주목받았다. 12월 말 촬영된 위성영상에서는 배치 준비 활동과 연관된 러시아 남부 훈련장에서 T-14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장에서의 T-14 전차들
시험장에서의 T-14 전차들

2023년 4월 25일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T-14가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향해 사격을 시작했지만 직접적인 돌격작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전차들은 차체 측면에 추가 방호장비를 장착했으며, 승무원들은 전투협동훈련을 마친 상태였다. 러시아 측 보도는 이후에도 T-14가 우크라이나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해 7월 19일 타스통신은 방산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남부전투집단 소속 T-14 여러 대가 성능 평가를 위해 실전에 투입된 뒤 전선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T-14가 남부군관구 예하 부대에 실전배치됐지만 필요한 시험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열병식에 등장한 T-14 전차 시제기
모스크바 열병식에 등장한 T-14 전차 시제기

2023년 8월 22일 타스통신은 또 다른 방산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T-14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여러 차례 사용됐으며, 그곳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량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후 2024년 3월 세르게이 체메조프 로스텍 최고경영자는 T-14가 높은 가격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육군에 의해 운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기능 면에서는 기존 전차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설명에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소수라도 실전배치할 경우 설계를 더 다듬을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수출 가능성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지휘전차로 운용할 경우 육군 전력에 비해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T-14는 다른 러시아 및 서방 전차보다 훨씬 높은 전투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단순히 가격만으로 조달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험장에서 촬영된 T-14 전차 영상
시험장에서 촬영된 T-14 전차 영상

2024년 4월 러시아 시험장에서 촬영된 새 영상에는 훈련 중 T-14 전차 운용을 익히는 병력의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T-14가 뒤늦게 실전배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영상 공개 직후 타스통신은 T-14가 국가시험과 부대시험을 진행 중이며 2025년 1월 이전에 실전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T-14는 당초 2010년대에 세계 최초의 4세대 전차로 실전배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계속된 지연으로 중국 100식 전차가 더 발전되고 완성도 높은 설계로 2025년 이 기록을 먼저 달성했다. 이에 따라 T-14 사업의 향방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 실제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수출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인지, 그리고 잇단 공개가 어느 정도까지 대외 홍보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추천

에디터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