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선에서 파괴된 우크라이나군 T-64 전차들
10월 25일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에는 전투작전 중 우크라이나군 T-64 주력전차들이 파괴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러시아군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교전 장소와 당시 상황, 전차를 파괴한 부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T-64는 우크라이나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대량으로 물려받은 전차로, 이후 우크라이나 기갑전력의 핵심을 담당해 왔다. 당초 하르키우 설계국에서 개발된 T-64는 기술 수준이 더 높은 T-80보다 정비 부담과 운용비용이 적고, 나중에 개발됐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한 T-72보다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T-64는 2022년까지 우크라이나 전차 전력의 주축을 이뤘지만, 전쟁으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데다 해외에서 T-72 전차가 대규모로 지원되면서 현재는 T-72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우크라이나 육군 장병들은 러시아군의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전차를 최전선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러한 문제는 차체가 훨씬 크고 승무원도 더 많이 필요한 미국제 M1 에이브럼스 등 서방 전차에서 특히 두드러지지만, 상대적으로 은폐가 쉬운 T-64 같은 전차에도 어느 정도 해당된다. T-64 전차 전력은 대부분 노후화돼 성능이 시대에 뒤떨어지지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차 간 교전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양측 모두 전차를 보병 지원에 중점적으로 운용하면서 전쟁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T-64의 높은 정비 부담은 우크라이나 육군이 겪고 있는 전차 가동률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기갑전 전문가 미콜라 살라마하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육군 전차 가운데 전투준비태세를 갖춘 전차는 3분의 1에 불과하며, 일부 경우에는 5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