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HIMARS 체계에서 발사되는 GMLRS 로켓
매슈 휘터커 주나토 미국대사에 따르면 유럽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이후 자국 군 비축량 보충을 우선하면서 미국산 무기 확보에 수년간 지연을 겪을 수 있다. 휘터커 대사는 10월 12일 바르샤바 안보포럼에서 미국 방산업체들이 자국 수요 충족에 대부분의 생산능력을 투입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늘어나는 군사 수요에 대응하려면 유럽 각국이 자체 방위산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미국에는 생산능력을 갖춘 우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산 무기 공급에 대한 압박은 이미 유럽의 조달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9월 미국이 자국 비축량 재건을 우선하면서 나토 회원국들이 최대 수년의 인도 지연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이 요청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조기 인도도 향후 5년 안에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유럽 각국이 첨단 미국산 무기를 신속히 확보하려 할 경우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지연은 유럽 각국이 재래식 전력의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장거리 타격능력 강화를 추진하는 시점에서 관련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

유럽 국가들에 대한 무기 인도 지연은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군사장비를 이전하면서 발생한 심각한 비축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유럽방위청이 지난 9월 제시한 평가에서는 방공·미사일방어와 탄약, 기타 필수 군사역량에서 상당한 공백이 확인됐다. 독일에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자체 생산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아직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유럽 각국 군은 핵심 무기의 제한된 국제 공급망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 유럽이 자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이러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지만, 정교한 미사일과 요격미사일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면 투자와 전문 산업역량, 시간이 필요하다.

미군은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과의 고강도 전투작전이 여러 단계에 걸쳐 이어지면서 정밀유도무기 비축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위기가 커지고 있다. 미 해병대 예비역 대령이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문가인 마크 캔시언에 따르면 미국은 7월까지 이번 분쟁에서 여러 핵심 정밀유도무기 비축량의 3분의 1에서 절반가량을 이미 소모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확한 수치는 기밀로 유지되고 있지만, 이번 평가는 미국 방산업계가 전시 소요를 충족할 만큼 빠르게 첨단 탄약을 보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미 의회와 국방부의 우려를 더욱 키웠다. CSIS는 지난 5월 말 평가에서 이 같은 비축량 고갈로 인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미국의 전력태세가 심각하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