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15 엔진을 장착한 J-20A 전투기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의 핵심 개발사인 쑹두비행기공업그룹(CAC)이 대폭 성능을 개량한 신형 기종 ‘J-20A’의 시험비행 영상을 공개했다.
그룹 측에 따르면 이번 시험비행은 올해 1월 5개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총 10개 기종을 동원해 체계적인 시험비행 및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J-20A의 핵심 신기능으로 꼽히는 ‘유·무인 복합 운용(MUM-T)’ 시험도 이번 과정에 포함됐다. 이번 시험은 실내외 검증장에서 두루 진행됐으며, 연구개발(R&D) 단계는 물론 인도 전 최종 수용 시험비행까지 모두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 분석가들은 2021년부터 전력화되어 중국 자체 개발 엔진인 WS-10C를 탑재한 기종을 흔히 ‘J-20A’로 불러왔다. 하지만 이들 기종은 2010년대에 임시방편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러시아산 엔진을 달고 생산된 초기 40대 제조분과 마찬가지로 기본형인 ‘J-20’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실제 ‘J-20A’는 기체 형상을 전면 재설계한 신형 개량종을 가리킨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후방 캐노피의 재설계다. 공기 저항을 대폭 줄여 초음속 비행 효율을 높였으며, 스텔스 성능도 한층 강화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신형 J-20A에는 차세대 WS-15 엔진이 탑재된다. 이 신형 동력장치를 장착한 양산형 전투기의 실제 비행 모습은 2025년 12월 말 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송신지는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J-20A 시험비행 영상과 관련해 "단순히 기체의 비행 성능을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중전 시스템 전체의 통합 작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검증에는 유·무인 복합 운용(MUM-T)을 비롯해 이론적 계산값을 실제 비행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포함됐다. 또한 여러 기지에서 출격한 다양한 기종이 공중과 지상에서 연계하여 지휘·통제하는 체계도 다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J-20A는 직접 타격을 수행하는 전투 거점이자 작전을 총괄하는 지휘 거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인기 지휘·통제 능력은 향후 6세대 전투기를 가르는 핵심 기능으로 꼽힌다. 기존 5세대 전투기에 이러한 첨단 기능을 이식·강화한 점이야말로 최근 군사 분야에서 정의하는 이른바 ‘5.5세대(5+세대)’ 전투기의 결정적 요건이다.

송 연구원은 성두비행기공업그룹이 공개한 이번 시험비행 방식에 대해, 단순 기체 제작과 단품 성능 검증에만 머물던 기존 항공 산업의 틀을 전면 혁신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완전히 새로운 전투 체계를 구축하고 혁신적인 운용 방식을 모색하는 행보는 J-20A가 앞으로 개척해 나갈 고도의 복잡한 작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J-20A에는 이러한 복합 작전에 최적화된 최신 첨단 전자장비와 실시간 정보공유 시스템이 통합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J-20A에 신형 레이더와 신소재 복합재료가 기체에 대거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탑재된 차세대 WS-15 엔진은 현존하는 전 세계 모든 전투기를 압도하는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며, 초음속 순항 능력 면에서도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의 항속거리를 자랑한다.

WS-15 엔진 탑재는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지난 2022년 1월 J-20에 단발 형태로 탑재돼 첫 시험비행을 마쳤으며, 이어 2023년 6월에는 엔진 2기를 모두 신형으로 교체해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신형 엔진은 기체 내 전자 장비에 안정적으로 대용량 전력을 공급하고 정비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비행 성능 전반과 항속거리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성능이 크게 강화되면서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PLAAF)의 J-20 전력화 속도 역시 전 세계 어떤 군 당국의 신형 전투기 도입 속도보다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공군은 오는 2030년까지 약 1,000대의 J-20 계열 전투기를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공군의 전투기 훈련이 “특히 J-16과 J-20 전력을 중심으로 점점 더 정교해지고 실전성에 가깝게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 조종사들이 전투기와 폭격기, 공중유류수송기, 조기경보기는 물론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수상함대와 연계해 복잡한 형태의 훈련과 무력시위 비행을 다반사로 수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대만 주변 해역과 동해 일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실제로 J-20은 지난 1월 무력시위 차원에서 대만 남단 인근의 대만 당국 관할 구역 깊숙이 침투 비행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곳은 양측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핵심 요충지로 꼽힌다.
다만 J-20의 성능이 날로 고도화되고 중국의 국방 안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음에도, 중국이 2030년대 초 전력화를 목표로 서로 다른 3종의 차세대 6세대 장거리 전투기를 개발 중이라는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5세대 전투기인 J-20 프로그램의 향후 향방과 함께, 향후 5~6년 내에 생산이 중단될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