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 Navy Kirov Class Cruiser
러시아 해군이 자국 전투함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현대화 작업을 거친 핵추진 미사일 순양함 '아드미랄 나히모프(Admiral Nakhimov)'함의 최종 해상 시험을 진행함에 따라, 이 가장 가공할 만한 수면전투함을 실전 배치에 복귀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키로프(Kirov)급 순양함인 이 함정은 세브마시(Sevmash) 조선소에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재건조 과정을 거쳤으며, 향후 수십 년간 작전 운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로운 전투 체계, 센서, 미사일 무장으로 무장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 함정의 실전 복귀는 북부전구사령부의 해군 전력을 현저히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그 역량에 대한 평가는 주로 독보적인 화력, 항속거리, 손상 생존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그러나 종종 간과되는 이 전투함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속도로, 키로프급 순양함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형 전투함 자리를 지키고 있다.

키로프급은 배수량이 2만 8,000톤에 달해 나토(NATO)에서 가장 강력한 수면전투함인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 구축함의 배수량이 단 1,0000톤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단연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가장 무거운 수면전투함이다. 이로 인해 이 순양함의 속도는 더욱 돋보이는데, 최고 속력이 약 32노트에 달해 미 해군 및 기타 나토 군이 운용하는 퇴역하지 않은 모든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강습상륙함, 항공모함을 여유 있게 앞지를 수 있다. 이는 약 14만 축마력을 내는 스팀 터빈에 증기를 공급하는 2기의 KN-3 가압수형 원자로로 각 함정이 추진되는 키로프급 특유의 추진 시스템 덕분에 가능하다. 불확실한 이 사업이 설계 단계를 넘어 진행된다면 미 해군 역시 자체적인 BBG(X) 주력함에 원자로를 통합할 계획을 세우고는 있으나, 키로프급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력으로 구동되는 수면전투함급이다.

연료 재고가 줄어듦에 따라 항속 능력을 단념해야 하는 재래식 추진 전투함들과 달리, 키로프급은 함대 보급함에 의존하지 않고 거의 무제한의 거리에 걸쳐 고속 작전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독보적인 기동성은 막대한 작전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여러 전구 사이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은 해군 지휘관이 위협받는 지역을 더 빠르게 증원하거나, 새롭게 부상하는 위기에 대응하거나, 적 해군 전력이 핵심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러시아의 해군 작전이 집중되어 있고 거리가 수천 기로미터에 달하는 북극 및 북대서양과 같은 북방 수역에서, 지속적인 고속 운항 능력은 전략적 유연성을 대폭 향상시킨다. 이 전투함의 가공할 방공 및 대잠전 역량은 주요 전략적 요충지를 보호하거나 다른 함정을 호위하기 위해 함정을 신속히 재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특히 가치 있게 만든다.

속도는 전투 생존성에 크게 기여하는 요인으로, 순양함이 위치를 신속히 변경할 수 있게 하여 적의 표적 설정을 까다롭게 만들고, 적 교전 구역 내에 체류하는 시간을 줄이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후 사격 지오메트리(사격 각도 및 위치 관계)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아드미랄 나히모프함의 신형 전자전 역량 및 단연 세계 최대 규모인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 무장과의 통합과 훌륭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속도는 세베로모르스크에 모항을 두고 있는 아드미랄 나히모프함에 특히 유용한데, 전시 북대서양과 북극을 가르는 핵심 해상 요충지인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 간 간극(GIUK 갭)을 빠르게 통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전투함은 대서양에서 나토의 항공모함 타격단을 교전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지르콘(Zircon)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무장과 다층 방공망은 이를 수행하기에 매우 최적화되어 있다. 속도는 아드미랄 나히모프함이 교전 시기와 장소를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인이며, 지르콘 순항미사일 통합으로 확보한 훨씬 긴 교전 거리라는 이점과도 선순환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