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훈련 중 북극전 장비를 착용한 미 해병대
노르웨이 고위 지휘관이 서방 사회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규모와 강도의 장기전에 근본적으로 대비돼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담당하는 노르웨이 주도 태스크포스 레기오를 지휘하는 아틀레 몰데 준장은 최근 “우리는 준비돼 있지 않다. 준비된 서방 국가는 하나도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 가운데 하나로 장기 소모전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활동한 서방 전투원들은 서방 군대가 현지에서 벌어지는 고강도 전쟁에 제대로 대비돼 있지 않다고 잇달아 지적해왔다. 한 미군 참전자는 2024년 4월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에서 주로 게릴라전과 반군과의 전투에 초점을 맞춰왔다. 우리는 게릴라와 싸우고 빌어먹을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데 너무 익숙해져 실제 전쟁을 치른다는 게 무엇인지 잊어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냉전 이후 이뤄진 훈련이 동급 수준의 적과 전쟁을 벌이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중이던 또 다른 미군 참전자는 서방 군대가 익숙했던 전쟁과 동급 수준의 적을 상대로 한 전쟁의 차이에 대해 “이제는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는 “전선에서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밖에 나와 바비큐를 하고 샌드위치를 먹고 술을 마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몰데 준장의 발언은 서방의 일선 군인과 고위 장교들이 널리 제기해 온 우려를 반영한다.

몰데 준장의 경고는 나토가 대규모 전쟁에 대비해 군대뿐 아니라 회원국의 국가체계 전체를 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의 고강도 전쟁이 수년에 걸쳐 막대한 양의 탄약과 무인기, 예비 부품, 병력을 소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따라서 이런 전쟁에 대비하려면 초기 장비 비축분이 소진된 뒤에도 군사작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와 방위산업, 민간사회가 이를 뒷받침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문제는 유럽의 소규모 국가들에서 특히 심각하다. 노르웨이 인구는 약 500만 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입은 수준의 인명 피해나 추산되는 러시아군 손실 규모가 발생한다면 가용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해진다. 훈련에 참여한 한 노르웨이 장교는 노르웨이가 이와 비슷한 소모전에 빠질 경우 “아주 오랫동안 국가로서 존속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의 국방전략은 지리적 여건과 제한된 인구를 고려해야 한다. 북극과 북대서양에 전략적으로 자리한 영토를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 지역에는 나토가 북극과 유럽 사이의 접근로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 중요한 곳들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