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이란 전진배치에서 희소한 초음속 B-1B 폭격기 철수

Military Watch Magazine 편집부

미 공군은 영국 페어퍼드 공군기지 인근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하고, 테러 모의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6명이 잠시 체포된 뒤 이 기지에 배치했던 B-1B 랜서 폭격기 전량을 철수했다. 철수 당시 페어퍼드에는 약 12대의 B-1B가 배치돼 있었으며, 이들 기체는 최근 미국의 대이란 공세에 투입됐다. 미 국방부는 처음에는 철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작전보안 때문에 미군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 공군 B-1B 폭격기
미 공군 B-1B 폭격기

해당 기체들은 10월 4일 페어퍼드 공군기지를 떠났으며, 비행추적 자료와 항공기 관측자들도 B-1의 출발을 확인했다. 이번 철수는 9월 27일 새벽 영국 경찰이 기지 인근에서 수상한 차량 3대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은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이뤄졌다. 당시 20대 영국인 남성 5명이 흰색 밴 3대와 함께 기지 인근에서 목격된 뒤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후 이들을 보석으로 석방했다. 며칠 뒤에는 25세 영국·이란 이중국적자 1명이 런던에서 공격 준비 혐의로 추가 체포됐지만 역시 보석으로 풀려났다. 용의자들이 모두 신속하게 석방되면서 실제로 공격 계획이 존재했는지를 두고 상당한 의문이 제기됐다.

미 공군 B-1B 랜서 전략폭격기
미 공군 B-1B 랜서 전략폭격기

차량 3대에서는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영국 당국은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영국 정부 소식통들은 미국이 폭격기를 철수한 결정이 이번 보안 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후 위협 가능성 때문에 기체를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는데, 내가 왜 그 기체들을 그대로 두겠느냐”고 말하며 이번 조치를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미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다소 다른 설명을 내놓으며, 폭격기 철수와 테러 모의 의혹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배치 중 북극권을 비행하는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노르웨이 배치 중 북극권을 비행하는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B-1B의 영국 배치는 이란과의 분쟁에서 특히 큰 의미가 있었다. 영국은 미국 본토의 상설기지보다 중동 표적에 훨씬 가깝기 때문에, B-1B는 페어퍼드에서 출격하면 비행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장거리 공중급유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수 있었다. 따라서 B-1B 철수는 유럽에서 이란을 상대로 폭격기 출격을 신속하게 늘릴 수 있는 미군의 능력을 떨어뜨린다. 로이터가 인용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전문가는 이번 재배치로 단기적으로 미군이 이란을 상대로 출격 횟수를 빠르게 늘리는 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B-21 전략폭격기 시제기
B-21 전략폭격기 시제기

미 공군은 B-1B 운용에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비 소요와 운용비가 매우 높아 2020년대 초에는 전체 전력의 90% 이상이 운용 불가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B-1B는 당초 더 많은 B-21 레이더 스텔스 폭격기로 대체되면서 2030년대 중반까지 전량 퇴역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은 약 30대를 조기 퇴역시켰으며, 이들 기체는 예비부품 확보를 위해 부품이 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B-1B는 적 방공망을 저고도로 침투하는 본래 임무에서는 현재 노후화된 기종으로 평가되며, 대신 B-52H와 비슷하게 원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장거리 정밀타격을 수행하는 역할에 맞춰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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