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터
이란 국방부가 러시아로부터 Su-30SM2 전투기 12대를 도입하기로 한 사실이 러시아 측 출처를 통해 확인된 가운데, 이번 도입 배경을 두고 분석가들의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기체들은 러시아 해군 항공대나 항공우주군 전방 부대에서 운용하던 중고 기체로, 오는 2027년 중반부터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이란 국방부는 앞서 Su-35 전투기 48대를 주문해 2025년부터 러시아 현지 생산에 들어간 바 있다. 여기에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Su-57의 추가 주문 정황도 꾸준히 포착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정비 체계마저 다른 Su-30SM2를 병행 도입하는 것은 이란 공군의 기종 다변화 측면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내부에서는 의미 있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이 기존 Su-35와 Su-57을 운용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 들여오는 Su-30SM2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전투기 도입이 이란 정규군과 혁명수비대 간의 역할 분담 및 전력 강화 구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은 현재 Su-22 공격기와 Su-25 근접항공지원기 등 제한된 수의 전투 기종만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Su-22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 주도 다국적군의 공습을 피해 이란으로 도주했던 이라크 공군 기체들을 압류해 전력화한 것이다.
도입 초기 혁명수비대는 Su-22 운용에 상당한 애로를 겪었다. 그러나 시리아와 리비아의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기체 오버홀(대공사)을 진행하며 운용 능력을 정비해 나갔다. 이어 2018년 7월에는 자체 개량을 거친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 초기 물량 10대를 실전 배치했다. 개량형 Su-22는 신형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정밀유도무기 운용 능력을 갖췄으며, 무인기(드론) 부대와의 데이터 공유 체계까지 구축했다.
하지만 원형인 Su-17이 1970년 첫 전력화 당시 선보였던 정밀 타격 능력의 혁신성도 이젠 옛말이다. 오늘날 기준에서는 현대전, 특히 해외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전술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러시아제 Su-30SM2 전투기가 시리아 등 해외 공작 및 전선 전개를 주도하는 혁명수비대 전력 구조에 이식될 경우, 항공 작전 능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4월 8일, 미국은 이란을 고립시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지역 내 전략적 동맹국들과 합세해 이란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비국가 단체가 아닌 타국의 정규군 부대에 대해 미 정부가 '외국테러기관(FTO)' 지정을 적용한 것은 당시가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인 조치였다.
이어 2026년 유럽연합(EU) 역시 회원국 간의 정치적 합의를 거쳐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기관 목록에 공식 등재했다. 서방이 지원하는 세력에 맞서 이란 내부에서 벌인 이란 혁명수비대의 반군 진압 작전이 이번 지정의 결정적 명분이 되었다. 이에 대응해 이란 역시 미군을 비롯한 서방 군사 기구들을 테러 집단으로 맞지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유엔(UN)이라는 다자틀을 벗어나 단독으로 이루어지는 테러단체 지정이 얼마나 지극히 주관적이고 편향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Su-30SM2 전투기 도입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권의 경제제재 강화 움직임을 한층 더 격화시킬 수 있으며, 혁명수비대의 전력 투사 능력을 매우 크게 향상시킬 잠재력을 지닌다. 이란혁명수비대는 미사일 및 무인기 부대를 활용해 중동 전역에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왔지만, Su-30SM2의 탁월하게 긴 항속거리와 대형·고성능 센서 체계, 공중 지휘통제 능력은 이러한 작전을 지원하는 데 최적의 항공기로 만들어준다. 이 전투기가 이라크나, 경우에 따라서는 레바논에 설치된 비행장을 포함해 분산 배치된 열악한 전방 비행장에서 운용될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능력을 더욱 보완한다.
Su-30SM2는 다양한 유도 활공폭탄과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전자전 포드, 정찰 포드를 운용할 수 있어, 소수의 전투기만으로도 혁명수비대의 작전에 변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혁명수비대는 공군보다 유인 항공 전력의 운용 능력이 더 제한적이므로, Su-30SM2가 Su-35와 Su-57에 비해 정비 소요가 현저히 적고 운용이 더 단순하다는 점은 이 기종을 혁명수비대에 특히 적합한 전투기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