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은 미니트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미국 내 3개 기지 가운데 하나인 와이오밍주 F.E. 워런 공군기지에서 사용할 중국산 DJI 드론을 조달하고 있다. 이 드론은 제90미사일경비작전대대가 실제 위협 환경에서 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용 드론 유형을 상대로 병력을 훈련하고 대무인항공기체계를 시험하는 데 사용된다. 냉전 종식 이후 미 국방부가 공급망에서 중국과 동아시아 전반의 부품과 기타 투입재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게 나타났지만, 중국산 장비 자체를 상대로 훈련하기 위해 이를 기성품 형태로 직접 조달하는 사례는 전례가 없다.

미 공군은 재정비된 DJI 매빅 2 프로 쿼드콥터 2대와 DJI 미니 3 프로 드론 2대, DJI 아바타 2 체계 2대를 관련 장비와 함께 구매할 계획이다. 주문에는 공중 투하용 탑재물 방출 장치 6개도 포함됐다. 미 공군은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를 비롯해 소형 무인기를 탐지·교란·무력화하도록 설계된 각종 체계를 활용하는 대드론 훈련에 이 기체들을 사용할 예정이다. 구매 사유서에는 DJI가 세계 상용 드론 시장의 약 80~85%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 제조업체 제품에는 없는 독자적인 무선주파수 신호 특성과 전자 통신 규약, 비행 특성을 갖고 있다고 명시됐다.

이 요구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F.E. 워런 공군기지의 경비부대가 미국의 주요 핵무기 시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미 공군은 구매 사유서에서 이 임무를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핵안보 임무”라고 규정했다. 또한 실제 위협으로 예상되는 드론의 장비와 통신 신호 특성을 상대로 훈련하지 못하면 심각한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니트맨 III 운용기지인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도 대드론 훈련을 위해 유사한 DJI 기체 도입을 추진하고 있거나 이미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은 실제 운용에 앞서 라이저로 알려진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개조된다. 미 공군은 이 소프트웨어가 기체의 기본 펌웨어를 덮어쓰고 외부와 분리된 구성을 만들어 원격측정 자료나 영상이 외국 기관 또는 미 전쟁부 네트워크로 전송되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달은 중국산 하드웨어를 민감한 군사 네트워크에서 격리하면서 DJI 체계를 상대로 실전적인 훈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는 군사시설 경비에서 상용 드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DJI의 매빅과 아바타 계열 같은 기체는 가격이 저렴하고 널리 보급돼 있으며, 군용 대무인항공기체계가 대응해야 하는 여러 특성을 재현할 만큼 기술 수준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