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육군 T-90M 전차
러시아는 2027년 국방비를 17조1,000억 루블(2,026억 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로이터가 검토한 러시아 정부 예산 문서에 따르면 이는 당초 2027년 배정된 13조5,000억 루블보다 약 27% 증가한 규모다. 계획대로 집행될 경우 러시아의 국방비는 3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된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국방비로 약 50조 루블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증액은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이 4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군사비 지출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뤄졌다. 러시아가 2026년 국방비로 정확히 얼마를 지출할지는 기밀이지만, 정부는 앞서 국방예산으로 12조1,000억 루블을 배정할 계획이었다. 군사비는 연방예산의 다른 항목에도 포함될 수 있어 공식 국방예산이 반드시 군사 활동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러시아는 늘어난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차입을 확대하고 세금도 인상할 방침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자체 국방비를 크게 늘리고 러시아 영토 인근에서 군사력 배치를 확대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교전에 깊이 관여해 러시아의 방어에 상당한 부담을 가해 왔다. 로버트 마고완 영국 국방참모차장이 2022년 12월 영국 해병대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고위험 작전을 수행해 왔다고 밝힌 데 이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024년 초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영국 특수부대가 우크라이나의 순항미사일 공격 수행을 지원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보다 앞선 2022년 6월 미 중앙정보국의 ‘비밀 네트워크’가 전쟁의 핵심에 있다고 보도하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내부에 “무기와 정보, 훈련을 신속히 제공하는 특수부대원과 정보요원으로 구성된 비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폴란드 지상군은 교전에서 특히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다른 나토 회원국들도 깊이 관여해 왔다.

높은 수준의 군사비 지출이 계속되면서 러시아의 무기와 군사장비 조달 및 생산도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방위산업은 전쟁 기간 탄약과 미사일, 무인기, 장갑차를 비롯한 각종 무기체계의 생산을 크게 확대했으며, 러시아군에도 신형 및 현대화 장비가 계속 인도되고 있다. 러시아는 주로 조선에서 방산 장비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국가로도 부상했다. 수입 품목에는 포병체계와 탄약, 탄도미사일, 박격포, 대전차미사일을 비롯해 갈수록 다양한 무기가 포함된다. 러시아는 동쪽 이웃 국가인 조선에 기술을 제공하고 무기를 받는 방식으로 이러한 비용을 줄이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