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육군은 지하 방어시설을 활용해 적의 진격을 지연하고 교란하는 방식에 갈수록 큰 비중을 두고 방어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최근 한광훈련에서도 두드러졌다. 대만섬 동해안의 이란과 타이베이 지역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로인 쉐산터널에서 대만 육군은 적군이 이 통로를 이용해 타이베이로 진격하지 못하도록 터널을 차단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침공군을 재래식 전력 간 교전으로 격퇴하는 데 주력했던 기존 방어계획에서 벗어나 거부와 지연, 소모를 여러 단계로 결합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타이베이에 기반을 둔 대만 정부와 베이징에 기반을 둔 중국 정부는 모두 자신이 유일하게 합법적인 중국 국가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양측은 70년 넘게 내전 상태를 이어왔다. 대만군의 작전 준비는 무력 충돌이 재개될 경우 이 내전을 수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 대륙을 약화시키려는 서방 국가들은 대만군의 군비 증강을 지원해왔다.

대만군 병력 대부분이 배치된 대만섬의 지형은 천연의 방어상 이점을 제공한다. 다만 기반시설과 지형을 군사계획에 충분히 반영해야 이러한 이점을 살릴 수 있다. 대만 북동부에 교두보를 확보한 군대는 타이베이 일대의 정치·군사 중심부로 진격하기 위해 쉐산 터널을 비롯한 주요 교통로를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고속도로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기반시설로 보지 않고 방어 전장의 일부로 활용한다면 전황을 크게 바꿀 수도 있다. 한광훈련 기간 병력은 여러 장애물을 설치하고 터널을 통한 이동을 저지하기 위한 긴급 복구와 기타 조치를 숙달했다.

터널과 교량, 고속도로 교차로, 산악 통로는 병목 지점이 될 수 있다. 파괴된 차량과 장애물, 훼손된 노면 등은 진격하는 병력을 멈춰 세우거나 우회하도록 만들 수 있다. 지연되는 시간만큼 방어 측은 예비전력을 동원하고 무기를 재배치하며 공격을 가할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이번 터널 훈련은 군사적 사고방식에서 나타나는 훨씬 큰 변화의 일부다. 과거 한광훈련은 해안 인근에서 상륙 공격을 격퇴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적이 교두보를 확보한 이후의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해군연구소는 이러한 변화를 종심방어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대만군은 해안에서 진격하는 적군을 격퇴하는 데만 의존하지 않고, 해안선에서 주요 도시 지역에 이르는 종심에서 적을 소모시키고 진격을 지연시키는 작전을 수행하려 하고 있다.

올해 한광훈련은 민간의 위기 대응 능력에 이례적으로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육군은 주민 대피와 지하 의료시설 운용, 물자 배급은 물론 이동통신 인터넷망 두절을 가정한 훈련까지 실시했다. 예비군 2만 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으며, 민간 공장과 기타 자원도 광범위한 방어 활동에 동원되고 있다. 대만 육군의 변화하는 전략에서 무인기의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한광훈련에서 육군은 전장 상공을 장시간 체공할 수 있는 자체 개발 중형 공격 무인기를 공개했다. 이 무인기는 접근하는 적 병력을 상대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원거리 공격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분산 방어에서는 교전할 때마다 값비싼 항공기를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무인기의 활용 가치가 특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