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치르 차량(왼쪽)과 모스크바 인근 방공탑
러시아군은 판치르 단거리 방공체계를 통합한 다수의 방공탑을 빠르게 건설하고 있으며, 러시아 다른 지역에서도 더 작은 규모의 추가 배치 지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로 확대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에 대응해 러시아가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방공탑은 모스크바 여러 지역의 건물 옥상에 판치르 체계를 배치하고, 도시 주변 방공포 부대를 확대하며, 중국산 대드론 레이저 무기를 도입하는 조치와 함께 운용되고 있다.

지상에 배치된 단거리 방공체계는 건물과 나무, 지형 때문에 레이더 시야가 가려질 수 있다. 체계를 지상에서 수십 미터 높이면 저고도 표적에 대한 가시선을 개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레이더가 드론을 더 일찍 포착하고 방공체계도 더 빠르게 사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드론은 적의 탐지거리를 줄이기 위해 비교적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높은 곳에 배치된 판치르 체계는 모스크바 주변의 저고도 탐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판치르 계열은 일반적인 단거리 방공체계에서 주요 대드론 방어체계로 점차 발전해 왔다. 기존 판치르-S1은 미사일과 30mm 쌍열 기관포를 결합한 체계로, 다양한 공중 위협으로부터 군사시설과 전략시설을 방어하도록 설계됐다. 러시아의 신형 판치르-S1M은 항공기와 헬리콥터, 순항미사일, 정밀유도무기, 무인기를 요격하도록 개발됐다. 로스텍에 따르면 S1M은 최대 80킬로미터 거리에서 표적을 탐지할 수 있으며, 주력 미사일의 교전거리는 최대 20킬로미터다.

가장 중요한 발전 가운데 하나는 단거리 교전을 위해 설계된 TKB-1055 그보즈드 지대공미사일의 도입이다. 사거리 7킬로미터인 이 미사일은 표준 판치르 요격미사일보다 훨씬 작아 더 많은 수량을 탑재할 수 있다. 판치르-SMD-E 전투모듈에는 최대 48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는 드론 군집에 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가격도 훨씬 저렴해 방공작전의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더 비싼 장거리 미사일과 근거리에서 높은 효과를 발휘하는 판치르 체계의 기관포를 보완한다.

판치르의 기동형 파생형은 리비아와 시리아, 우크라이나에서 집중적인 실전 시험을 거쳤다. 2020년대 초까지 판치르 체계는 이미 드론 100대 이상과 전투기 최소 1대를 격추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얻은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스톰 섀도와 같은 서방의 레이더 회피 순항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부 소식통들은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 특히 무인 공격기를 생산·공급하는 데 대해 명시적으로 경고해 왔다. 3월 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랄 산업지대를 비롯해 러시아 내륙 깊숙한 지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이러한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