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MQ-4C Triton 무인 감시기
미 해군이 지난 4월 14일, 최첨단 무인 정찰기 MQ-4C 트라이톤(Triton) 1대가 4월 9일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추락했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미군은 이번 손실을 단순 '사고'로 규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추락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해당 정찰기는 페르시아만 상공을 비행하던 중 온라인 항적 추적 사이트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이후 복수의 출처를 통해 이란 방공망에 격추당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다.
MQ-4C 트라이톤은 대당 가격이 2억 4,000만 달러(약 3,300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자산이다. 그동안 이란군과 동맹 세력에 격추된 F-15E 타격전투기나 MQ-9 리퍼 드론 등과 비교해도 훨씬 귀하고 가치가 높다. 이번 대(對)이란전 과정에서 손실된 미군 항공기 중 이보다 비싼 기종은 사우디아라비아 기지 지상에서 파괴된 미 공군의 E-3 센트리 조기경보기(AWACS)가 유일하다.
더욱이 E-3 조기경보기가 향후 15년 이내 퇴역이 예정된 노후 기종인 반면, MQ-4C 트라이톤은 현재도 미 해군에 인도 중인 최첨단 정찰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미군에 훨씬 뼈아픈 손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Q-4C 트라이톤은 대당 도입 가격이 2억 3,500만 달러에서 2억 5,000만 달러(약 3,200억~3,400억 원)에 달한다. 워낙 천문학적인 비용 탓에 지금까지 미군에 도입된 물량도 단 20대에 불과하다.
이란 방공망이 미국의 핵심 무인기를 격추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라이톤과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한 미 공군의 RQ-4A 글로벌호크 역시 지난 2019년 6월 20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격추된 바 있다.
당시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주유엔 이란 대사는 "해당 미 무인기가 식별 장치를 끄고 완벽한 스텔스 모드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차바하르 항구 상공까지 진입해 명백한 간첩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서부 지역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거듭된 라디오 경고 방송에도 불구하고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군은 최근 들어서도 미군의 무인기 전력을 집중 타격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이후에만 미군의 MQ-9 리퍼 드론을 약 17대나 격추했으며, 이스라엘의 헤론 드론을 포함한 타국의 무인기들도 여럿 추락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트라이톤(MQ-4C)은 미 공군의 무인 정찰기 MQ-4 글로벌호크를 기반으로 해상 감시 작전에 특화되어 개발된 기종이다. 항속거리가 1만 3,000km를 넘어서기 때문에 광범위한 해역을 지속해서 정찰하는 데 필수적인 전력으로 꼽힌다. 기체 구조도 거친 해상 기상 조건에 견디도록 강화되어 어떤 기상 상황에서도 바다 상공에서 머물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기체에는 360도 전 방향 해상 감시가 가능하고 넓은 해역의 선박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AN/ZPY-3 다기능 능동 전자스캔(MFAS)' 레이더가 탑재되어 있다. 여기에 광학·적외선(EO/IR) 센서와 신호 정보 수집을 위한 전자지원(ESM) 장비까지 장착했다.
또한 위성 통신을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링크로 해군과 공군, 지상 전력에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 이처럼 트라이톤은 태평양 전역에서 미군 해상 감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나, 실전에서의 생존성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