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16s(왼쪽) 및 F-22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소속 J-16 전투기가 지난 2024년 영해 인근에서 적대적인 5세대 전투기를 요격했다고 국영 매체와 조종사들이 전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전투기단 간에 벌어진 여러 차례의 조우 사건 중 가장 최근 사례다. 해당 적대 기종의 정체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동아시아에 실전 배치된 비(非)중국계 5세대 전투기는 F-22와 F-35 두 종류뿐이다. 사건에 연루된 기종이 "이후 중국 영해 인근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확인된 반면 F-35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출현했던 점을 미루어 볼 때, 해당 전투기는 F-22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J-16과 F-22의 성능 비교는 전투기 분야의 기술적 흐름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J-16은 가장 강력한 4세대 전투기 타이틀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반면, F-22는 현존하는 5세대 전투기 중 단연 가장 오래되고 기술적으로 낙후된 기종이기 때문이다.

가시거리 내 근접전(도그파이트)을 벌일 경우 F-22가 가진 핵심 우위는 추력편향 엔진으로, 이를 통해 다른 서방 전투기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극단적인 기동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서방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임계 양력 한계선을 넘어 실속 후 제어 영역에서도 비행할 수 있어, 기체가 '실속' 상태에 빠져 고도를 잃기 시작하는 상황에서도 통제력을 유지한다. J-16은 추력편향 엔진을 탑재하지 않았으나, 이러한 하위 계통이 없는 기종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기동성이 뛰어난 전투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냉전기 최고의 기동성을 자랑했던 Su-27을 모태로 설계되어 우수한 비행 성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으며, 여기에 복합 소재를 대거 적용한 현대적 기체 설계, 한층 우수한 엔진, 보다 정교한 비행 제어 시스템을 결합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F-22는 단거리 기동성 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조종사가 적기를 격추하기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데 지대한 이점을 선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22는 가시거리 내 교전에서 21세기 신형 전투기들을 상대로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만드는 아주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F-22의 측면 무장창에는 고각 표적 조준 능력을 갖춘 AIM-9X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한 쌍 탑재되어 있지만, 정작 21세기 전투기 중 유일하게 헬멧 탑재형 조준경(HMS)이 없다. 이 때문에 조종사는 고각 표적 조준 기능을 활용할 수 없어, 적기와 교전하려면 반드시 기체의 기수를 물리적으로 표적 방향으로 돌려야만 한다. 반면 J-16은 성능이 완전히 작동하는 AIM-9X보다 우수한 PL-10 미사일을 통합 운용하며, 복좌형(2인승) 구성을 채택해 조종사가 급격한 기동으로 강력한 중력가속도(G-force)를 견디는 중에도 후방의 무장관제사가 대신 표적을 조준할 수 있다. 이는 단좌형 전투기가 가시거리 내 근접전에서 겪는 한계를 극복해 준다.

이미 냉전 시기에 제한적인 형태로 구현되었던 고각 표적 조준 기능조차도 가시거리 내 교전에서 전투기에 압도적인 우위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여러 시험을 통해 거듭 증명된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나토 회원국들이 구동독 공군의 MiG-29를 입수해 서방 전투기들과 모의 교전을 벌였던 시험으로, 당시 이 신기술 덕분에 MiG-29가 압도적인 우세를 점한 바 있다. J-16처럼 현대적인 고각 표적 조준 역량을 갖춘 전투기를 상대할 때 F-22의 조준경 부재는 기동성 측면의 우위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치명적이어서, 교전이 중국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국 전투기 조종사들의 연평균 비행 훈련 시간이 미국 조종사들보다 눈에 띄게 길다는 사실 또한 중국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핵심 요인이다. F-22의 미래는 여전히 매우 불투명하지만, 향후 뒤늦게라도 헬멧 탑재형 조준경을 통합해 가시거리 내 교전에서 한층 더 실질적인 위협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