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052D형 구축함 창저우함
일본 해상자위대가 이틀에 걸쳐 오키나와와 미야코섬 사이의 미야코해협을 통과하는 중국 해군 052D형 구축함 2척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서태평양에서 작전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구축함 전개는 오키나와 일대에 미군 전력이 집중돼 있고,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오키나와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구축함 2척에는 각각 별도의 군수지원함이 동행했다. 한 편대는 11월 1일 동중국해를 향해 북서쪽으로 이동했고, 다른 편대는 11월 2일 태평양을 향해 남동쪽으로 이동했다. 일본 해상초계기들이 이들 함정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052D형 구축함의 반복적인 전개는 중국 해군이 원양작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 함급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토에서 루양 III급으로 분류하는 052D형 구축함은 21세기 들어 중국 해군이 추진한 가장 중요한 수상전투함 개발 사업의 성과물이다. 현재 중국 해군의 현대식 유도미사일 구축함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수량을 차지하는 함급이기도 하다. 첫 함정은 2014년 취역했다. 현대식 위상배열 레이더와 범용 수직발사체계, 더욱 정교한 전투관리체계를 도입하면서 기존 중국 구축함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052D형의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64셀 규모의 범용 수직발사체계다. 함정 앞쪽과 뒤쪽에 각각 32셀씩 나눠 배치돼 있다. 앞서 개발된 052C형은 지대공 미사일 발사용으로 설계된 회전식 발사체계를 사용해 운용할 수 있는 무장 종류가 훨씬 제한됐다. 반면 052D형의 수직발사체계는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작전 운용의 유연성이 크게 높아졌다.

052D형 구축함의 주요 무장에는 HHQ-9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과 YJ-18 대함순항미사일, YJ-20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등이 포함된다. 미국과 일본의 구축함에는 YJ-18과 YJ-20에 견줄 만한 성능을 갖춘 미사일이 탑재돼 있지 않아 중국 구축함이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052D형의 핵심 탐지장비는 346A형 드래곤아이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다. 이 레이더는 고정식 안테나 4개로 구성돼 레이더 자체를 회전시키지 않고도 지속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함정은 다수의 공중 및 해상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으며,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레이더는 함정의 전투관리체계 및 미사일 체계와 통합돼 있다. 이를 통해 052D형은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한 대규모 해군 편대에서 중요한 구역방공 임무를 수행한다. 장거리 탐지장비와 수직발사 미사일을 결합해 함정 주변뿐 아니라 더 넓은 해역까지 방어할 수 있다.

052D형 구축함의 탐지장비와 무장은 배수량 1만 3,000t에 달하는 훨씬 큰 055형 구축함보다 성능이 낮지만, 기술 수준은 비슷하게 높으며 도입 수량도 훨씬 많다. 055형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상전투함으로 널리 평가받고 있다. 두 구축함 함급이 나란히 실전 배치되면서 해상 군사력의 균형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미야코해협을 통과한 중국 구축함들의 움직임은 중국 해군이 일본 서남부 도서 주변에 두 함급을 갈수록 자주 전개하는 흐름의 일부다. 10월 14일에는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호위 구축함 3척이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진출한 뒤 이시가키섬 남쪽 해역에서 함재기 운용 작전을 실시했다. 10월 27일에도 055형 구축함 라싸함과 052D형 구축함 시닝함, 054A형 호위함 옌청함, 군수지원함 커커시리호함이 이 해협을 통과했다. 중국 Y-9 감시정찰기도 10월 말 이 지역을 여러 차례 비행했다. 이에 일본은 중국 항공기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