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립해군 45형 구축함
영국 왕립해군의 45형 방공구축함 HMS 돈틀리스가 요격 드론용으로 보이는 신형 발사체계를 탑재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는 함대 방공 능력을 크게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함정의 주 통신 마스트 양쪽에 기존에는 보이지 않았던 컨테이너 2기가 설치된 모습이 담겼다. 이번 장착은 왕립해군이 요격 대상보다 훨씬 비싼 재래식 함대공미사일에만 의존하지 않고 적대적 드론에 대응할 추가 수단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형 장비의 정확한 종류와 성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사진은 아일오브와이트 인근 해역에서 돈틀리스와 우크라이나 기뢰탐색함 5척이 참가한 통과훈련(PASSEX) 중 촬영됐다. 우크라이나 함정들은 지난 8월 시작된 라이언 프로텍터 훈련을 마무리하고 있었으며, 이 훈련은 유럽 북부 측면에서 합동원정군 참가국들의 작전 협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이벌뉴스에 따르면 상자 형태의 구조물 2기는 통신 마스트의 좌현과 우현에 각각 설치됐으며, 크기는 약 2m×1m로 추정된다. 크기와 형태로 볼 때 요격 드론 발사용 다중 셀 발사체계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용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발사체계에 별도의 전용 센서가 추가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요격 드론이 구축함의 기존 센서체계로부터 표적 정보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신형 대드론 체계가 탑재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여러 국가 해군이 비교적 저렴한 드론의 확산과 다수 무인체계를 동원한 협동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 운용방식을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영국 왕립해군은 홍해 작전을 통해 이러한 위협을 직접 경험했다. 예멘 안사룰라 연합군은 이 지역에서 상선과 군함을 상대로 드론과 미사일을 운용해 왔다. 영국 왕립해병대와 여러 특수부대를 포함한 지상군도 2022년 초부터 우크라이나 전구에 전개돼 드론이 전장을 지배하는 환경에서 폭넓은 작전 경험을 쌓았다.

45형 구축함은 가동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악명이 높으며, 특히 고온 해역에서 운용할 때 잦은 고장에 시달려 왔다. 페르시아만 일대와 같은 고온 환경에서는 롤스로이스 디젤엔진이 때때로 “치명적으로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왕립해군은 2024년 2월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45형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를 예멘 인근 작전에서 철수시켰으며, 이를 두고 엔진 문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함급의 지속적인 문제를 보여주듯 초도함 HMS 데어링은 3,000일이 넘는 개수·정비를 거쳐 2025년에야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영국 국방부가 지난 6월 83형 구축함 사업을 취소하면서 45형은 앞으로도 핵심 전력으로 계속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신형 하위체계 탑재를 통한 개량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