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오하이오급 잠수함
미 해군이 킹스베이 해군 잠수함 기지 복귀 이후 7월 31일 공식 비활성화될 예정인 조지아함을 시작으로 4척의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잠수함 중 첫 번째 함정의 퇴역 절차에 착수했다. 154발의 토마호크 지상 타격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도록 설계되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무장된 전술잠수함의 시대가 막을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함정의 전력 이탈은 비견될 만한 중무장 대체 전력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전략 핵무기를 운용하는 탄도미사일 잠수함으로 1984년 최초 취역했던 4척의 함정은 재래식 전쟁 수행에 기여할 수 있도록 2000년대 들어 순항미사일 잠수함으로 개조되었다.

전 세계 함정 중 단연 최대 규모인 154발의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능력은 트라이던트 II 대륙간 탄도미사일용 발사관 22개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7발을 수용할 수 있는 발사 캐니스터로 각각 교체함으로써 확보되었다.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잠수함은 방대한 미사일 탑재량 외에도 다른 어떠한 잠수함급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특수작전을 지원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함정들은 미 해군 네이비실을 비롯한 60명 이상의 특수작전 요원을 탑승시킬 수 있으며, 은밀 침투 임무를 위한 드라이 덱 쉘터와 수중이송장비를 탑재한다. 이러한 전략적 타격 능력과 특수부대 지원 능력의 결합은 해당 잠수함이 정밀 지상 타격과 정보 수집부터 분쟁 지역 깊숙한 곳에서의 은밀 작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미 해군은 40개의 발사관만을 갖춰 미사일 화력이 26% 수준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페이로드 모듈을 탑재한 버지니아 블록 V급 공격잠수함이 4척의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잠수함의 임무 다수를 대체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러 척의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동원하면 집단적으로 유사한 수의 순항미사일을 투사할 수 있겠으나, 이를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함정과 승조원, 정비 자원이 요구된다.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잠수함의 퇴역은 버지니아급 건조 지연이 미 잠수함 산업 기반에 심각한 부담을 가하고 있어 미 해군 잠수함 전력에 특히 어려운 시기에 진행되고 있다. 필요한 속도로 신규 잠수함을 건조하지 못함에 따라 미 해군은 노후화된 전략 및 공격잠수함을 동시에 대체하려 시도하는 와중에 함대 규모 감소라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잠수함 4척은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한 독보적 능력 덕분에 서방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임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널리 평가받아 왔으며, 이들의 존재감은 적대국과 전략적 협력국 모두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지아함은 여러 차례 무력 시위에 투입되었으며,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었던 2020년 말과 2021년 초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수면 위로 공개 통과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함정의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이들 4척의 잠수함은 여러 측면에서 미 해군 내 가장 가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았으나, 노후화에 따른 정비 수요 증가가 퇴역 결정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 미 방위산업 및 조선업계의 실정을 고려할 때, 이와 유사한 수준의 중무장 후속 함정을 개발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